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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국어, 3~5등급이 점수를 흘리는 곳은 정해져 있다 — 문제를 '만들어 본' 사람이 알려주는 역설계 공략법

국어를 20년 가르치면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이 이겁니다.

국야T · 2026-07-13 · 15분 읽기

INTRO. 저는 국어 문제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국어를 20년 가르치면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이 이겁니다.

"저는 원래 국어를 못해요. 어릴 때 책을 안 읽어서요."

이 말이 왜 위험하냐면, 국어를'재능의 과목'으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재능이라고 믿는 순간 계획을 안 짭니다.

수학은 단원별로 계획 세우는 학생이 국어는 모의고사 하나 풀고, 채점하고,"역시 난 안 되네"하고 덮죠. 저는 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매년 수백 문항의 국어 문제를 직접만드는사람이기도 합니다.

학교 내신 대비 모의고사를 실제 기출과 같은 구조로 출제하는 일을 오래 해왔어요.

그런데 문제를 만들다 보면 이상한 확신이 하나 생깁니다.

출제에는공정(??)이 있습니다.

공정이 있다는 건, 그 공정을 거꾸로 타고 올라가는 풀이법도 있다는 뜻입니다.

책을 안 읽어서 국어를 못하는 게 아닙니다.

출제의 공정을 몰라서, 그래서 순서 없이 공부해서 못하는 겁니다.

오늘은 출제자의 책상에서 시작해, 7월부터 수능까지의 월별 계획으로 끝내겠습니다.

P.S: '고3'이 이런 거 보고 있을 시간이 있냐, 이런 글로 성적이 오르겠냐 할 수도 있는데, 이 글이 가장 도움되는 건 아마도 '고3' , 수능 국어'만' 안나오는 최상위권일 것입니다.

EBS 수특 쌍둥이 변형문제집 세트 표지

입시CUBE 교재

3~5등급, 반드시 숙지해야 할 EBS 수특 쌍둥이 변형 문제집

PART 1. 먼저 구조부터 — 여기서도 몸통은 공통 76점

수학 편에서 74점짜리 몸통 얘기를 했는데, 국어도 구조가 같습니다.

[표 1] 수능 국어 시험지 구조 (45문항 100점)

구분 문항 배점 합계 내용
공통과목 34문항 76점 독서(비문학) + 문학
선택과목 11문항 24점 화법과 작문 / 언어와 매체 중 택1

올해 6월 모의평가 확정 결과(평가원)를 보면 국어 1등급 컷은 표준점수 128점, 1등급 비율 5.38%.

원점수로는 선택과목에 따라 1등급 컷 9596점,3등급 컷은 8182점 수준(EBSi 기준)이었습니다.

3등급 컷 81~82점.

해석부터.

3점짜리 기준으로예닐곱 문제를 틀려도 3등급입니다.

국어도 다 맞히는 시험이 아니라, 흘리지 말아야 할 곳에서 안 흘리는 시험이라는 겁니다.

그럼 어디서 흘리느냐 — 그걸 알려면 문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PART 2. 출제자의 책상 —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제가 문제를 만드는 순서를 공개하겠습니다. (일부만^^;)

(현장에서 실제 '내신대비 모의고사'를 만들고, 수능완성, 6/9 학평 쌍둥이 모의고사 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평가원이든 학교든 사설이든, 제대로 된 출제는 이 공정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공정 ① 정답의 근거를 먼저 확정한다.

문제를 쓰기 전에, 지문의 어떤 문장이 정답의 근거가 될지를 먼저 정합니다.

근거 없는 정답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복수정답 사고가 나니까요.

공정 ② 오답을 '역설계'한다.

오답 4개는 아무렇게나 쓰는 게 아닙니다.

각 오답마다 "이 선지는 이래서 틀렸다"는오답 사유를 먼저 정하고, 그 사유에 맞춰 문장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사유라는 게 몇 가지 정해진 패턴입니다.

  • 주체 바꾸기: 지문에서 A가 한 행동을 B가 한 것처럼

  • 개념어 반 클릭 비틀기: '반어'를 '역설'로, '관조'를 '체념'으로

  • 범위 부풀리기: 지문은 "일부 경우"라고 했는데 선지는 "항상"이라고

  • 그럴듯한 무근거: 상식적으로는 맞는 말인데지문에는 없는진술공정 ③ 정답이 튀지 않게 다듬는다.

정답 선지가 가장 길거나 가장 짧으면 안 되고, '반드시', '절대' 같은 극단 어휘로 오답 티를 내지도 않습니다.

매력적인 오답일수록 부드럽고 온건하게 씁니다.

공정을 알면 풀이가 뒤집힙니다.

예시 하나 보시죠.

어떤 소설 지문에 이런 선지가 달렸다고 합시다(제가 만든 예시입니다).

③ '아버지'는 아들의 결정을 못마땅해하면서도 끝내 자신의 계획을 포기한다.

3~5등급은 이 선지를 통째로 읽고 "음, 그런 것 같은데?" 하고 느낌으로 판단합니다.

출제 공정을 아는 학생은 이렇게 끊어 읽습니다.

'아버지'는 / 아들의 결정을못마땅해하면서도/ 끝내 자신의 계획을포기한다확인 포인트가 세 개로 쪼개지죠.

① 못마땅해한 주체가 아버지가 맞나(주체 바꾸기 체크),

② '못마땅함'이 지문 어느 문장에 있나(무근거 체크),

③ '포기'까지 갔나, 아니면 '망설임'에서 멈췄나(범위 부풀리기 체크).

셋 중 하나라도 지문에서 확인이 안 되면 그 선지는 죽습니다.

느낌이 아니라 공정의 역순으로 판단하는 것, 이게 이 글 전체에서 말할 '역설계 풀이'입니다.

실제, 파트별로 지문에 대한 구조적 독해, 문제 유형에 따른 사고 절차, 선택지 분석 및 판단 방법이 있습니다. 조만간시리즈로 만들어 최대한 쉽고 편하게1등급을 만들 수 있도록.

PART 3. 구조 독해 — 지문을 '문장 더미'가 아니라 '설계도'로 읽기

역설계 풀이의 전제는 근거 문장을 빨리 찾는 능력이고, 그건 지문을 구조로 읽어야 가능합니다.

3~5등급이 독서 지문을 읽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첫 문장부터 끝 문장까지 같은 힘으로 다 읽습니다.

그리고 문제로 가면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서 지문을 처음부터 다시 읽죠.

한 지문을 두세 번 읽으니 뒤 지문이 통으로 날아가고요.

구조 독해는 문장이 아니라문단의 기능을 읽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 지문이라면:

  • 1문단: 화제 던지기 — "환율이란 무엇인가" →아, 오늘의 주인공은 환율

  • 2문단: 개념 쪼개기 — 명목환율 vs 실질환율 →비교 문제 나온다, 차이점에 표시

  • 3문단: 메커니즘 —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인과 사슬, 화살표로 정리(환율↑→수출↑→…)

  • 4문단: 예외/한계 —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여기가 최고난도 문제의 근거, 별표이렇게 읽으면 문제를 풀 때 "이 선지는 3문단 인과 얘기네" 하고근거의 주소로 바로 갑니다.

다시 읽는 게 아니라 찾아가는 거예요.

문학도 원리는 같습니다.

시는 '상황 → 정서 → 태도'의 뼈대로, 소설은 '인물 관계와 갈등의 축'으로 먼저 세우고 세부를 붙입니다.

중요한 건, 구조 독해는 이해가 아니라습관이라는 점입니다.

손이 움직여야 합니다.

문단 옆에 기능을 한 단어로 적고, 인과에 화살표를 긋고, 역접 접속사에 세모를 치는 물리적 행위가 습관이 될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그래서 뒤의 월별 계획에서 7월을 통째로 여기에 씁니다.

PART 4. 선지의 해부학 — 모든 선지는 [위치정보] + [판단정보]다

지문 독해보다 더 중요한 거. 선지의 뼈대입니다.

문제를 만들어 보면 알게 되는데, 국어 선지는 겉모습이 아무리 달라도 결국두 종류의 정보를 이어 붙인 문장입니다. 지문의 어디를 가리키는지 알려주는[위치정보], 그리고 그곳이 무엇을 드러내는지 규정하는[판단정보]. 그리고 대개 그 경계에 쉼표가 찍힙니다.

'○○○'라는 시구를 통해,화자의 성숙한 내면을 보여 주고 있다.

└──[위치정보] ──┘ └────── [판단정보] ──────┘ 조합은 몇 가지로 늘어납니다.

[위치+판단]이 기본형,[위치+위치+판단]으로 길게 늘인 형, [위치+판단+위치+판단]의 비교형 — "(가)는 ~하는 반면, (나)는 ~한다" 같은 선지가 이겁니다.

선지가 길어질수록 확인해야 할 마디가 늘어나죠.

그게 우연이 아니라시간을 뺏으려는 설계라는 것까지 알고 보면, 긴 선지 앞에서 겁먹을 이유가 없어집니다.

마디가 늘었을 뿐, 마디 하나하나는 짧으니까요.

자, 여기서 핵심.함정은 어느 마디에 숨어 있을까?

예전 기출은 답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위치정보(앞)는 지문을 그대로 인용하니 사실이고, 함정은 거의 항상 판단정보(뒤)에 있었죠.

그래서 한 세대의 풀이 스킬이 통했습니다.

"앞부분은 어차피 맞으니까 통과, 뒷부분만 검증하자."

요즘 시험은 정확히 그 습관을 노립니다.

최근 수능과 내신에서 문제를 가장'더럽게'내는 방식이 뭐냐면, 인용 구절 자체는 한 글자도 안 틀리게 가져오면서그 구절에 붙인 정서·태도·기능 규정을 앞쪽에서 미세하게 비틀어 놓는 겁니다.

제가 만든 예시로 보여드리면:

④ 돌아서는 임의 뒷모습을담담하게바라보는 '~~' 구절을 통해, 화자가 이별을 자신의 운명으로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뒷부분(판단)만 검증하는 학생은 "이별 수용? 지문에 있네, 맞는 선지" 하고 통과시킵니다.

그런데 함정은 앞에 있습니다.

지문의 화자는 담담한 게 아니라슬픔을 억누르고 있었죠.

'담담하게'라는 수식어 하나, 위치정보에 슬쩍 붙은 정서 규정 하나가 이 선지의 사인(??)입니다.

인용은 진짜인데 인용에 붙인 꼬리표가 가짜인 것 — 이게현재형 함정입니다.

그래서 실전 프로토콜을 간단히 설명하면.

1.선지를 쉼표와 조사 기준으로 마디로 자른다(2편의 매트릭스처럼, 이것도 손이 하는 일입니다)

2.마디마다 태그를 단다— 이건 위치? 이건 판단?

3.위치 마디도 지문과 대조한다.단, 인용 구절 자체가 아니라인용에 붙은 수식어(담담한, 관조적, 체념적, ~하기 위해 같은 정서·태도·의도 규정어)를 의심할 것 4.비교형은 양쪽 다."(가)는 (나)와 달리"에서 함정은 (가) 쪽에도 (나) 쪽에도, 앞에도 뒤에도 올 수 있습니다정리하면, PART 2가 오답이 '무엇으로' 만들어지는지(네 가지 패턴)였다면, 이 파트는 오답이 '어디에' 심어지는지입니다.

재료와 위치, 두 개의 좌표를 다 쥐면 선지는 더 이상 문장이 아니라검증 가능한 마디의 나열로 보입니다.

그 눈을 만드는 훈련장이 바로 다음다음 파트의 6모·9모 해부입니다.

PART 5. 6모·9모 선택지 해부 — 수술대에 올려라

이제 3~5등급이 가장 안 하는, 그러나 효율이 가장 높은 공부입니다.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는 평가원이 올해 수능의 출제 방향을 보여주는공식 예고편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은 이걸'풀고 채점하고 등급 확인'으로 소비하고 끝냅니다.

시험지의 가치를1%만쓰고 버리는 겁니다.

제가 시키는 방식은 해부입니다.

45문항 × 선지 5개 =225개의 선지 전부를 수술대에 올립니다.

선지 하나마다 이 세 가지를 손으로 씁니다.

1.근거의 주소— 이 선지의 생사를 가른 지문 속 문장은 어디인가 2.정오 포인트— 맞다면 왜 맞고, 틀리다면 위 공정 ②의 어떤 패턴(주체/개념어/범위/무근거)으로 틀렸나 3.내 판단 경로— 나는 이걸 근거로 골랐나, 느낌으로 골랐나 (맞힌 문제도 포함!)

특히3번이 핵심입니다.

맞혔는데 느낌으로 맞힌 선지가 사실상 틀린 문제입니다.

수능에서는 그 느낌이 배신하니까요.

6모 한 회를 이렇게 해부하는 데 학생 기준 일주일쯤 걸립니다.

오래 걸리는 게 정상이고, 이 일주일이 어지간한 문제집 세 권보다 큽니다.

왜냐하면올해 평가원의 선지 제작 패턴, 그러니까 올해 수능에서 나를 속이러 올 문장들의 생김새를 미리 보는 작업입니다.

9모가 나오면 같은 수술을 한 번 더 합니다.

이 두 번의 해부가 10월 실전 훈련의 뼈대가 됩니다.

PART 6. 교재 사용설명서 — 뭘로, 어떻게

교재는 많이가 아니라 정확하게 씁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잡아주는 라인은 이렇습니다.

참고로 '1등급'의 교재가 아닙니다. 3-5등급대 학생들을 위한 교재 안내이니, 오해하지 마세요. (미리 말씀드리면 전부 시중 교재입니다. 저희 교재가 아니니 편하게 읽으세요.)

[표 2] 국어 교재 운용표

교재 용도 사용 강도
백발백중 연계 작품·지문 장악 암기 수준까지 반복 — "봤다"가 아니라 "외웠다"
EBS 수능특강 사용설명서 (독서) 지문의 구조와 논리를 해설로 확인 정독 → 이해 — 문제풀이용 아님, 독해 교과서로
이감으로 기출 파트별 훈련 문학만 모아서, 독서만 모아서 — 파트별 근육 훈련
사설 실전 모의고사 수능 시나리오 리허설 9월 말부터 주기적으로, 실제 시간 그대로
선택과목 회차별 모의고사 화작/언매 실전 감각 수능 전까지 최소 3권 회전

백발백중은 암기 수준까지.

-연계 대비에서 '한 번 봤다'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시험장에서 아는 작품을 만났을 때 지문 읽는 시간이 반의반으로 줄어드는 건, 작품의 상황·정서·핵심 구절이 머리에 박혀 있을 때 얘기입니다. 어중간하게 아는 작품은 오히려 "어 이거 아는 건데…" 하면서 시간을 더 잡아먹습니다.

EBS 수능특강 사용설명서(독서)는 문제집이 아니라 독해 교과서로 쓰세요.

-이 책의 가치는 문항이 아니라 지문 해설에 있습니다. 한 지문이 어떤 구조로 설계됐고 문단마다 무슨 기능을 하는지 상세하게 풀어주기 때문에, PART 3에서 말한 구조 독해를 '정답지를 보며' 훈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재료입니다. 내가 그린 구조도와 해설의 구조 분석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정독하세요.

기출은 이감으로, 파트별로.

-아마도 지금쯤이면 '자이'나, '마더텅'은 한번 더 돌았을 거고, 기출을 더 돌아야 할 때 씁니다.

하반기 기출 회독교재입니다. 6, 9, 수능 모음이라 좀 더 양질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출 훈련은 필수인데, 방식이 중요합니다. 회차를 통째로 푸는 게 아니라 문학이면 문학만, 독서면 독서만 몰아서 훈련해야 그 파트의 출제 패턴이 몸에 새겨집니다. 헬스로 치면 분할 운동이죠.

단, '기출 모의고사'(기출을 회차째 실전처럼 푸는 것)는 의미 없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

첫째,이미 파트별 훈련에서 본 문제라 답이 기억납니다. 그 점수는 실력이 아니라 기억력입니다.

둘째,몇 년 전 시험지는 올해 평가원의 선지 스타일과 결이 다릅니다. 실전 리허설은 반드시처음 보는,당해년도 EBS연계가 된 사설 실전 모의고사로 해야, 낯선 지문 앞에서의 시간 배분과 멘탈까지 훈련이 됩니다.

선택과목은 물량입니다.화작이든 언매든, 선택 11문항은 유형이 극도로 반복되는 구간이라 회차별 모의고사를 돌리는 만큼 정확도와 속도가 같이 올라갑니다. 수능 전까지 최소 3권. 이건 협상의 여지가 없습니다.

PART 7. 7월부터 수능까지 — 월별 공략법

[표 3] 국어 월별 로드맵 (7월 ~ 11월 19일)

시기 테마 해야 할 것
7월 구조 독해 장착 매일 독서 1~2지문, 수특 사용설명서와 구조도 대조. 문학은 백발백중 연계 작품 정리 시작(하루 2작품). 6모 선지 225개 해부 완료
8월 파트별 근육 이감 기출 파트별 훈련 본격화(문학 집중 → 독서 집중 순). 연계 작품 암기 1회독 완성. 선택과목 1권째 진입
9월 예고편 정밀 분석 9모 응시 → 선지 225개 해부(2주 내). 6모 해부와 비교해 올해 평가원 패턴 확정. 연계 2회독
10월 실전 시나리오 사설 실전 모의고사 주 1~2회, 80분 풀타임. 풀이 순서·버릴 지문·시간 배분을 '시나리오'로 문서화하고 매회 검증·수정. 선택과목 2권째
11월 고정과 유지 시나리오 확정, 더 이상 수정 금지. 연계 작품 최종 회전, 선택과목 3권째 마무리. 새로운 교재·새로운 방법 절대 금지

10월의 '시나리오'가 뭔지 하나만 예를 들겠습니다.

어떤 학생의 시나리오는 이렇습니다."화작 11분 → 문학 28분(연계 작품 세트부터) → 독서 세 세트 중 익숙한 소재 두 개 먼저 → 남는 시간에 마지막 독서, 안 되면 아는 문항만."이 학생은 수능장에서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습니다. 결정은 10월에 사설 모의고사로 이미 열 번 넘게 해봤으니까요. 시험장에서 하는 결정은 반드시 흔들립니다.시나리오는 결정을 시험장 밖으로 빼내는 장치입니다.

실제로 작년에 이'시나리오'를 매 모의고사마다 반복하면서 만들었던 학생이 있었습니다.

고3 3월에야 처음 만들었었는데, 매번 시키지도 않았는데 가져와서 검수받았습니다.

6월 학평 때 마지막으로 저한테 검수받고, 이후에는 가져오지 않았는데 수능 전 10모까지 만들었고수능장에서 이 시나리오가 거의 확정이었다고 합니다.

이 학생의 결과는 백분위98%쯤이었습니다.

현실적인 Q&A TOP 5

Q1. 화작이랑 언매, 지금이라도 바꾸는 게 좋을까요?

올해 6모 기준 화작 선택 73.9%, 언매 26.1%입니다. 3~5등급대라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화작을 권합니다. 언매의문법 암기량에 쓸 시간을 공통 76점에 넘기는 게 이 등급대의 기대값이 큽니다. 어느 쪽이든 회차별 모의고사 3권 원칙은 동일합니다.

Q2. 기출을 아예 안 풀어도 된다는 건가요?

아니요, 정반대입니다. 기출은 파트별로 뜯어서 훈련하는 필수 재료입니다. 의미 없다고 한 건 기출을 '실전 모의고사처럼 회차째' 푸는 행위입니다. 같은 재료도 용도가 다릅니다. 기출 = 패턴 학습용, 사설 = 실전 리허설용. 이 둘을 바꿔 쓰는 순간 둘 다 망가집니다.

Q3. 사설 모의고사는 수능이랑 결이 다르다던데요?

맞습니다, 그리고 그게 단점이 아닙니다. 실전 리허설의 목적은 문제 적중이 아니라낯선 시험지 앞에서 내 시나리오가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겁니다. 처음 보는 지문에서 시간이 무너지는 경험, 그걸 복구하는 경험은 사설에서만 미리 할 수 있습니다. 문제의 결은 6모·9모 해부로 잡고, 운영의 근육은 사설로 잡는 겁니다.

Q4. 독서 고난도 지문은 어떻게 하나요? 읽어도 모르겠는데요.

3등급 목표라면 최고난도 한 세트는 시나리오상 마지막 순서로 보냅니다. 3등급 컷이 원점수 81~82점 수준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다만 '버리는' 게 아니라 '미루는' 겁니다. 구조 독해가 습관이 되면 고난도 지문도 문단 기능까지는 잡히고, 거기 딸린 쉬운 문항 한두 개는 주울 수 있습니다. '어휘' 문제 한 문제만 잡아도 2% 1만명 제끼는 겁니다.

Q5. 6모를 이미 그냥 풀고 넘겼는데, 지금 다시 해부하는 게 의미 있나요?

있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 답이 가물가물해진 지금이 해부의 적기입니다. 답을 기억한 상태의 분석은 자기기만이 되기 쉽거든요. 7월 계획의 첫 항목이 '6모 해부'인 이유입니다. 이번 주말부터 하루 한 지문 세트씩, 2주면 끝납니다.

마치며 — 국어는 '읽는 과목'이 아니라 '짚는 과목'이다

20년 국어를 가르치고, 그보다 치열하게 문제를 만들어보고 내린 결론은 단순합니다.

국어를 못하는 학생은 없습니다.

출제의 공정을 모른 채 읽는 학생과, 근거 없이 고르는 학생이 있을 뿐입니다.

출제자는 공정대로 문제를 만듭니다.

그러니 수험생은 공정의 역순으로 풀면 됩니다.

구조로 읽고, 선지를 끊고, 근거의 주소를 짚는 것.

7월의 해부에서 시작해 11월의 시나리오로 끝나는 넉 달이면, 국어는 등급을 '사 올 수' 있는 과목이 됩니다.

다음 편은 올해 가장 뜨거운 과목입니다.

절대평가라고 만만하게 봤던 영어가 어떻게 수험생들의 뒤통수를 치고 있는지, 6모 1등급 4.13%라는 숫자부터 뜯어봅니다.

(4편에서 계속)

본 글의 데이터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7학년도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EBSi 등급컷 자료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원점수 등급컷은 추정치 특성상 자료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본문에 언급된 교재는 모두 시중 교재이며, 필자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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